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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주일 담화문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2011-05-05 (목) 10:22 조회 : 1506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제48차 성소 주일 담화
(2011년 5월 15일, 부활 제4주일)

지역 교회의 성소 육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2011년 5월 15일 부활 제4주일에 거행하는 제48차 성소 주일을 맞아, ‘지역 교회의 성소 육성’이라는 주제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공경하올 비오 12세 교황님께서는 70년 전에 교황청 사제 성소 기구를 설치하셨습니다. 뒤이어 여러 교구의 주교님들께서도 사제와 평신도들로 비슷한 기구를 구성하셨습니다. 이 기구는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착한 목자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습니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6-38).

우리는 복음 구절에서 성소를 독려하고 지원하는 활동의 탁월한 기준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도록 제자들을 부르시고 사랑과 정성으로 가르치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도록 당신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들을 부르신 방법에 특히 주목하게 됩니다(루카 10,9 참조). 우선, 분명한 것은, 예수님께서 제일 먼저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셨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을 부르시기 전에 예수님께서는 세상사를 벗어나 내적으로 아버지의 뜻에 귀를 기울이시며 홀로 밤새 기도드리셨습니다(루카 6,12 참조).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것은 바로 아버지와 나누신 내밀한 대화의 결과입니다. 사제 성소와 봉헌 생활 성소는 무엇보다도 살아계신 하느님과 이루는 지속적인 만남의 열매입니다. 또한 본당 공동체와 그리스도인 가정, 성소 후원을 위한 기도 모임에서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드리는 끊임없는 기도의 결실입니다.

주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실 때 갈릴래아 호숫가에 있는 어부들을 부르셨습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4,19).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많은 ‘표징들’을 통하여 당신의 구원 사명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 표징들은 인간에 대한 당신의 사랑과 아버지께서 베푸시는 자비를 드러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말씀과 삶으로 제자들이 당신의 구원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마침내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요한 13,1)을 아시고 제자들에게 당신 죽음과 부활의 기념제를 맡기셨습니다. 그리고 하늘로 오르시기 전에 주님께서는 온 세상에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이렇게 명령하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마태 28,19). 

“나를 따라오너라!”고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힘들지만 신명나는 제안을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의 벗이 되고 당신 말씀에 귀 기울이고 당신과 함께 살도록 초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는 복음의 법칙에 따라 하느님을 섬기며 하느님 나라를 넓히는 데에 온전히 헌신하라고 가르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만의 일이나 성공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다른 분의 의지, 곧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온전히 맡기고 그 뜻을 따르라고 부르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실천함으로써 형제애를 나누며 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마태 12,49-50 참조). 이 형제애는 예수 공동체의 두드러진 표지입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오늘날에도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예수님만을 바라보는 법을 익혀 그분과 더 가까워지고 그분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사 안에서 그분을 만나는 것입니다. 이것은 또한 우리 의지를 그분 뜻에 일치시키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 관할권자의 지도 아래, 직무 사제직이나 봉헌 생활을 준비하는 모든 이를 위한 전문 양성 기관이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삶의 모든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부르시어 성품 직무와 봉헌 생활로 그분의 사명에 참여하고 교회를 위하여 봉사하게 하십니다. “교회는 이러한 선물을 잘 보호하고 존중해 주며 사랑해 주어야 합니다. 교회는 사제 성소자들이 탄생되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요한 바오로 2세, ?현대의 사제 양성?, 41항). 특히 이 시대에는 주님의 목소리가 세상의 ‘다른 목소리들’에 묻혀 버리고 자기 목숨을 바쳐 당신을 따르라는 그분의 초대를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 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성소 증진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여야 합니다. 사제 생활과 봉헌 생활로 부름 받았다는 징표들을 뚜렷이 보여 주는 이들을 독려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하느님과 교회의 부르심에 “예” 하고 응답할 때 온 공동체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여야 합니다. 저도 신학교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이들에게 했던 똑같은 말로 그들을 격려합니다. “여러분은 참 좋은 선택을 한 것입니다. 제 아무리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세계화 시대에 산다 하더라도 사람은 늘 하느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하느님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고 우리를 보편 교회 안으로 함께 불러 모으시어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를 통하여 삶의 참 의미를 배우고 진정한 인간성의 기준을 지키고 실천하게 하십니다”(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께서 신학생들에게 보내는 서한, 2010.10.18.).

모든 지역 교회가 성소 사목에 더욱 자상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그러셨듯이, 가정과 본당과 단체의 모든 차원에서 특히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이 개인 기도와 전례 기도를 통하여 주님과 참된 우정을 키워나갈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그들이 성경과 친숙해져서 하느님의 말씀에 깊이 귀 기울이도록 도와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면 자신이 부서져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에 관한 가장 심오한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다른 이들과 형제애를 나누는 너그러운 관계를 이루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자신을 내어 맡길 때라야만 우리는 참된 기쁨을 찾고 우리 열망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교회의 성소 육성’은, 부르심에 대한 세심하고 적절한 배려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 힘든 길을 용기 있게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 길은 매우 값진 의미를 지니기에 온 삶을 바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주교 여러분, 저는 주교님들께 특별히 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에게 맡기신 구원 사명을 계속 수행하여 나가려면, 여러분은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를 최대한 육성하며 선교 성소를 특별히 배려하여야” 합니다(주교 교령 15항). 주님께서는 몸소 뽑으신 이들의 마음에 당신의 부르심이 가닿을 수 있도록 여러분의 협력을 요구하십니다. 교구 성소국에서 봉사할 일꾼들을 신중히 선택하십시오. 성소국은 성소 사목과 기도를 조직하고 증진하는 소중한 기구입니다. 기도는 성소 사목을 지탱하고 그 결실을 보장해 줍니다. 사랑하는 형제 주교 여러분, 저는 또한 이 세상에 사제들을 고르게 파견하고자 하는 보편 교회의 관심을 여러분에게 일깨워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성소 부족을 겪고 있는 여러 교구의 요청에 너그러이 부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여러분 공동체에게는 하느님의 축복이 되고 신자들에게는 교회 전체의 필요에 아낌없이 봉사하는 사제직의 증거가 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우리에게 명백히 일깨워 주었습니다. “성소 증진은 그리스도인 공동체 전체의 의무이다. 그 무엇보다도 먼저 완전한 그리스도교 생활로 성소를 증진해야 한다”(사제 양성 교령 2항). 저는 본당 사목구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제들과 협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저는 성소 사목에 고유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이들, 곧 사제와 가정, 교리교사, 단체 지도자들에게 당부합니다. 사제들은 주교들과 다른 동료 사제들과 이루는 친교를 보여 주십시오. 그것이 사제 성소의 씨앗들에게 비옥한 토양(humus)을 마련해 주는 길입니다. 가정은 “믿음과 사랑과 신심의 정신으로 살아가야”(사제 양성 교령 2항) 합니다. 그래야 자녀들이 사제직과 봉헌 생활로 이끄시는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교리교사들과 가톨릭 운동 단체의 지도자들은 그들의 교육 사명을 확신하여 “자기에게 맡겨진 청소년들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깨닫고 기꺼이 따를 수 있도록 가르치려고 노력하여야 합니다”(사제 양성 교령 2항).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성소를 일깨우고 돌보는 여러분의 노력은 교회의 일치 안에서 이루어지고 친교의 봉사로 나아갈 때 충만한 의미를 지니고 사목적 결실을 거두게 됩니다. 바로 이 때문에, 교리 교육, 양성 모임, 전례 기도, 성지 순례 등 교회 공동체 삶의 모든 순간은 하느님 백성에게, 특히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에게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북돋워 주고, 사제직과 수도 생활에 대한 부르심에 의식적이고 자유로운 결단으로 응답할 책임감을 일깨워 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성소 증진의 역량은 지역 교회의 활력을 보여 주는 두드러진 표지입니다. 동정 마리아께 신뢰하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도움을 간청합시다. 그리하여 모든 공동체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몸소 받아들이신 동정 마리아의 모범을 본받고 그분의 강력한 전구에 힘입어, 당신의 수확을 위하여 언제나 새 일꾼들을 부르고 계시는 주님께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예’하고 대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바람과 더불어,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교황 강복을 보내 드립니다. 

바티칸에서
2010년 11월 15일
교황 베네딕토 1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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